이달의 글

햇빛 향기 – 하정숙 권사
아침에 눈을 뜨면 유난히 화창하고 햇살이 좋은 날이 있습니다. 파란 하늘에서 뜨겁게 내려앉는 고마운 해를 보면 저는 마당 한켠에 깨끗이 세탁한 빨래를 널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햇볓 아래 꾸덕꾸덕하게 말린 수건이나 이불의 냄새는 재겐 기분 좋아짐을 넘어 햇빛에 향기가 있다면 어쩌면 이런 눈부신 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합니다. 제가 오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도 이 고마운 햇빛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종교를 넘어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참 좋아합니다.
수녀님의 글 속엔 포근함과 잔잔한 위로 몽글몽글한 희망 같은 것이 느껴져 마음이 복잡할 때 이분의 글을 담으면 깨끗하게 비질을 한 듯 마음이 잘 정리되는것 같습니다. 수년 전 그 감동을 이메일로 전달 했는데, 감사하게도 정성스런 답을 주셔서 여러번 되 읽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암투병 중에 계시면서 “햋빛일기” 라는 기도시집을 출간하셔서 읽게 되었는데요, 그 중 햇빛을 대하는 수녀님의 마음을 잘 담아내신 것이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쁜 일상속 순수한 시집 한권이 쉬어가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햇 빛 향 기 —–
오랜 장마 끝에
마당에 나가
빨래를 널다
처음으로 만난
햇빛의 고요
햇빛의 만남
하도 황홀해서 눈이 멀 뻔했네
다시 한번
살아있는 기쁨
숨을 쉬는 희망
자꾸자꾸 웃음이 나오네
아아 이제
내 남은 시간들을
어찌 살라고
햇빛은 저리도 눈부신지!
[이해인의 햇빛일기 中] 2023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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